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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운 해설위원] 산(山)은 보지 않고 나무(木)만 보는 자 들!

산(山)은 보지 않고 나무(木)만 보는 자 들!

경기도와 경기도 교육청이 신설되는 경기도의 교육국 신설을 놓고 진검 승부를 하는 듯 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모두가 도민들을 위한다는 명분을 걸고 있으면서도 명칭하나로 서로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법정 비화론까지 거론 되고 있다.

이러한 대립각을 지켜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머릿속에 세뇌되어 있는 한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나라의 경제나 교육, 사회생활 등 의식 저변에 깔려 있는 ‘나아니면 안된다’는 일등주의 의식과 ‘이겨야만 산다’ 라는 승리일방적 편견과 아집이다.

지는 것도 이기는 방편 중에 하나인 데 우리에게 아름다운 패자는 없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되는 승자에게만 너무 열중 해왔고 박수를 보내왔다.

공부도 일등 해야하고, 돈도 남보다 더벌어야 하고, 더구나 혼인도 일등 신랑감이니 일등신부감이니하며 일등을 부추키고 있고, 출세나 승진도 남보다 일등으로 해야하는 등 모든 것이 승자아니면 안된다는 의식이다.

경기도나 경기교육청이 가지고 있는 의식도 이같은 일등주의 -때로는 기득권 및 우월주의-의식의 발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같은 대립각을 세우기 전에 서로 반성을 해보자.

먼저 교육은 한 인간의 완성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위한 토대이기 때문에 백년을 내다보는 마음으로 설계돼야 하고 특히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변호사나 의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제자들에게 일들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가르치느냐 아니면 제자들 자신의 숨겨진 재능들을 발굴해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치느냐의 엄격한 구별이 있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스승은 제자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기에 더욱 그렇다.

선생님들이 제자들에게 순종하는 사랑만 키운다면 제자들이 덜 떨어진 이상주의자가 될 수 있고 머리가 똑똑해 이를 근간으로 한 쪽으로 키운다면 이 아이는 장차 피도 눈물도 없는 객관적 정의가 없이 출세 지향적 -불의와 탐욕을 정의라고 자기 맘대로 정의하는 볼썽사납게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으로 치우칠 수 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똑똑함과 사랑을 골고루 갖춘 사람이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행자 집단이 교육청이며 교육공무원이기에 부모님 이상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교육의 목표는 100년을 바라봐야 하는 데 과연 우리가 바라보는 교육현실이 경제논리 개발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초연한 채 이같은 계획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 왔는가.

“모든 자본 가운데서 가장 가치있는 것은 사람에게 투자된 것이다"(19세기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라는 교육철학이 현장에서 지켜져 왔는가?

그동안의 교육 행정들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Education should be a farsighted policy.)"라는 명칭에 걸맞게 운영되어 왔는가 아니면 오히려 반대되는 뜻으로서 아침저녁으로 뒤바뀌며 시류와 정치권력에 야합하는 즉흥적이고 편의적인 계획인 "권의지계(權宜之計)"는 아니었는가?

쉽게 바뀌는 교육과정과 정책하나로 수많은 학생과 이를 뒷받침하는 학부모들의 속 끊는 애간장을 위로하며 지켜줘왔는가?

교육은 교육청의 전적인 소관이므로 경기도청의 교육국 명칭 사용은 안된다는 사고는 이제 버려야 할 때가 왔다.

오히려 평생교육, 사회교육 등 획일화된 교육과정의 틀을 깬 지방자치단체의 성인 교육은 날로 활성화 되어가고 있고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교육국 명칭에 대립각을 세울 것이 아니라 다양화된 도민들의 교육 욕구를 충족시켜 줄 대안 마련 등 교육의 공감대 형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렇다고 교육청 고유의 권한마저 정치, 개발논리에 희생되는 것을 참으라는 것도 아니다.

교육청 고유의 권한과 책임, 의무를 묵묵히 지켜 자라나는 학생들이 세계화된 선진 도민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교육과정 등 세심한 부문에 머리를 맞대면 된다.

경기도가 반성 할 점도 있다.

도민들이 원하는 평생교육 행정욕구 충족과 대학 유치 등의 간접지원 정책, 이와 수반되는 지원 예산 정책을 다룬다는 행정기관의 우월성 및 집행의 신속성, 편의성을 무기로 밀어붙이기식 힘의 논리가 작용했다면 이는 곤란하다.

경기도 교육청의 고유권한인 폐교 처리 및 활용 방안도 도의회의 기구설치 조례안 가결과 동시에 이를 발표한 것은 과정이야 어찌되었던 경기도의 교육국 신설 저의를 의심케하는 시금석이 돼버렸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도교육청은 논평을 통해 "경기도가 활용하겠다는 폐교는 명백히 도교육청 소유의 재산"이라며 "경기도는 앞으로 타 기관 소유 재산에 대해 일방적으로 사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도록 충고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도교육청이 “경기도로부터 경기북부지역 폐교 활용방안에 관해 협의 요청을 받지 않았다"며 도의 일방적인 활용계획 발표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은 도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교육국 신설과 관련 두 기관 간 감정싸움의 골을 깊게하는 것 아니냐는 노파심마저 든다.

경기도 교육청이 "도가 발표를 통해 폐교들이 장기간 흉물스럽게 방치돼 미관을 해치고 우범지역 및 탈선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점과 북부 43개교 등 모두 73개의 폐교를 관리하고 있고 이 가운데 57건을 임대했으며, 미활용 상태의 폐교에 대한 활용계획도 세워져 있다"면 이는 경기도 교육청 측이 문서로 보관하고 있을 것이니 이점도 경기도 측이 의견을 물으면 되었을 것을 경기도가 서둘러 발표한 점은 접근 방식이 예산편성의 우월적 지위와 지역주민들의 개발논리를 끌어 들인 행정집행 힘의 논리로서 결코 어른스러운 태도는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 복지 개선(Doing Better for Children)' 보고서에서 30개 회원국의 어린이 생활 여건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핀란드에 이어 ‘교육복지 선진국 2위’라고 발표했다.

OECD가 어린이 복지 문제에 대해 회원국의 실상을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입국, 교육 욕구 충족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한 공동목표라는 웅대한 산을 보지 않고 교육국 신설이라는 나무를 가지고 자웅을 겨루는 미련한 모습은 교육복지선진국 세계2위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라나는 2세들의 초롱한 눈망울에 희망보다 절망을 심어주는 어른들의 행태로 자리매김 될 까 두려움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