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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서예가]음반 낸 서예가 국당(菊堂) '조성주'
- "서예와 접목해 한글의 세계화 홍보에 기여 할 터"
- '어른들의 크리스마스' 싱글음반 내어 화제
- 작곡가 왕준기 교수 도움으로 2집 제작

지난해 12월 28일 인사동의 크라운호텔에서 200여 명의 유명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서예와 음악의 접목’ 을 위한 이색모임이 펼쳐졌다.

모임을 이끈 주인공은 유명 디자이너의 컬렉션에 한글·한문 서예를 선보이며 서예가로 잘 알려진 국당 조성주. 그는 '어른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어있는 감동적인 음반 ‘궤적(軌迹)2’ 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서예와 음악의 접목을 위한 서곡의 닻을 올렸다.

“서예와 음악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만남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국당은 “서예와 음악은 별개가 아니다.” 라고 말한다. 그는 “서예는 기운생동(氣運生動)함을 중시합니다.

서예 역시 동적인 예술이며 음악처럼 강단, 경중, 고저장단이 있다.” 라며 음악과 가장 소통할 수 있는 예술이 서예임을 강조했다. 한 번 나온 소리는 되돌릴 수 없는 음악의 '순간성' 처럼 서예 역시 '일필휘지(一筆揮之)' 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완성된 서예 작품을 관객들이 찾아와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앞에서 퍼포먼스처럼 이루어지는 서예의 ‘공연성’ 을 일컫는다. 이와 같은 서예와 음악의 공통적 성질을 통해 국당은 서예와 음악의 색다른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서예를 ‘선비의 예술’ 이나 ‘선(禪)·도(道)’ 로 보는 선입관에서 벗어나 대중이 즐길 수 있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예술로 승화시키려 하는 것이다. “제가 서예를 게을리할까봐 오해하시는 분도 계신데 저는 언제나 변함없는 서예가입니다. 노래하는 서예가(吟遊書家)라고 불러주면 좋겠네요.” 라며 서예와 음악의 접목을 거듭 강조했다.

사실 국당의 어릴 적 꿈은 대중 음악가였다고 한다. 그는 학창시절과 20대의 대부분을 음악에 미쳐 살았다고 했다. 그러나 대중음악가의 길은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차 1980년 스승인 구당(丘堂) 여원구 선생을 만나 음악을 접고 본격적으로 서예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서예의 길을 걷던 도중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불쑥불쑥 찾아와 한동안 그를 어찌 할 수 없는 열정에 빠뜨리곤 했다. 그럴 때면 며칠씩 음악을 찾아 훌쩍 떠나기도 하고 무작정 국립국악원을 찾아가 판소리를 배우는가 하면,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따라 장구를 두드리기도 했다. 지금도 음악은 부인과 사소한 말다툼을 했을 때의 스트레스 해소에서부터 예술적 에너지의 원천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국당은 먼저 낸 1집 음반이 서예와 음악의 접목용으로는 맞지 않는 노래라는 것을 느끼던 중, 작곡가인 왕준기 교수의 도움으로 2집을 제작하게 되었다. “왕 교수를 만난 것은 제게는 큰 행운이다. 살아온 세월의 길이도 비슷하고 그 분과 성격도 잘 맞고 또한 예술적 감각이 통하는 부분도 많았다. 저도 음악에 대한 한을 노래 속에 다 쏟아 부었고 이 노래로 서예와 섞어 자랑스러운 한글의 세계화를 홍보하고 싶다.” 고 말했다.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왕준기 교수는 “국당의 가슴속에는 오랜 세월 동경하고 간직한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지금의 이 노래들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낼 수 있었다.” 며 “국당은 자신의 가슴속 깊이 내재된 신명(神明)을 이 음악 속에 모두 분출해 내었고 그자신의 개성을 담아 진혼의 소리로 표현해 내었다.” 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앨범엔 국악풍의 친숙한 노래인 ‘한오백년’ ‘홀로아리랑’ 등과 작곡가 왕준기 교수(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가 쓴 ‘더디가는 세월이여’ ‘아리랑 나그네’, 그리고 ‘인생길’ 등의 신곡과 ‘엄마’ ‘세월 가네’ ‘바람아’ 등과 같이 대중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곡들을 그만의 음색으로 재해석한 개성있는 음악들로 국악 맛의 정감 넘치고 한국적 멜로디를 강하게 쏟아내는 노래들이다.

국당 조성주는 서예에 다양한 예술을 접목시켜 왔는데, 1997년 금강경 5,400여 글자를 전각으로 10여 년에 걸쳐 완성해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 되면서 집념의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한국불교 1600여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되었고 예술의전당 서예관 2, 3층 전관에서 성대한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또한 2006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당 조성주의 캘리그래피’ 전을 개최, 서예와 디자인의 파격적인 접목을 시도했다. 그는 이때 독창적인 한글·한문서예를 비롯, 먹문양, 필묵그래픽아트, 전각, 그리고 필묵동영상까지 다양한 ‘크로스오버’ 를 선보여 관람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침체돼 있는 서예계에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특히 2006년에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진 이상봉 패션쇼를 통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서예와 한글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며 그에게 새로운 영감을 가져다 준 특별한 계기가 되었다.

그 후 그는 제6차 ASEM 국제회의 오프닝 퍼포먼스를 비롯,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의 출판기념회, 소설가 김홍신의 ‘대발해’ 출판 기념회, 미국 힙합 그룹 ‘파 이스트(far east)’와의 앙상블 등 굵직굵직한 행사의 오프닝 행사를 도맡게 되었다.

지난해 파리패션쇼와 SS서울 컬렉션에서는 대형 붓으로 오프닝 퍼포먼스를 보여줌으로서 수많은 유럽인들과 우리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국 땅, 파란 눈의 사람들이 그의 서예 디자인과 퍼포먼스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한글의 조형미가 다른 어떤 나라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을 곁들이면 전혀 색다른 예술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이때 자신이 직접 부른 우리 가락의 노래와 서예가 어우러지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와 맥락을 같이해 서예와 음악의 만남뿐만 아니라 퍼포먼스(舞)와의 ‘크로스오버’도 계획 중이다. "서(書), 가(家), 무(舞) 여기에 특수 필묵영상의 비디오 아트를 더한 ‘서예 콘서트' 를 열어 전국투어를 가진 후, 궁극적으로는 프랑스와 미국 등 외국에 진출해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겠다." 며 눈을 반짝이는 그에게 지천명을 훌쩍 넘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처럼 보였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이미 대체적인 팀이 짜여 졌다. 음악은 자신의 노래를 작·편곡한 음악가 왕준기교수가 총지휘를 하기로 했고 영상은 ‘필 아트영상’ 의 김재필 영상 전문가가, 무용은 작법 무용가 전수향 씨가 맡아 내년께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서예에 대한 대중들의 애정어린 시선도 주문했다. “먹물 예술을 사랑하는 정서가 필요하다. 옛 성현의 말씀 한마디를 적은 먹물글씨가 자라나는 후세들의 정서함양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고 피력했다.

가슴이 왜 이리 설레는 걸까 / 지나버린 일이라 잊으려 해도 / 잊혀지지 않는 그 겨울 크리스마스 / … / 밤새워 그린카드 누가 볼세라/살며시 건네주던 소녀는 어디 / 하얀 눈 촛불 아래 두 손 모으던 / 그님도 그때를 기억할런지 /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그의 ‘어른들의 크리스마스’ 노래를 듣다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 설레던 옛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국당 조성주>
서예가, 전각가로 널리 알려진 조성주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며, 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전각학회 이사이다. 1997년에는 금강경완각(전각)으로 97한국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2006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당 조성주의 캘리그래피’전을 개최, 서예와 디자인의 파격적인 접목을 시도했다. 또한 앨범 ‘궤적1’, ‘궤적2’의 발표로 서예와 음악의 접목을 시도하며 전통문화의 새로운 발전을 모색코자 동분서주 하고 있다. (http://www.kugdang.com)

-학력-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졸업
원광대학교 대학원 동양예술학 박사과정수료
서울대학교, 경기대학교 미술대학 강사
홍익대, 강원대, 성균관대 강사 역임

-서력-
한국 전각공모대선 특선(한국전각학회)
대한민국서예대전 특선 2회(서예, 전각)
국제서법대전(한, 중, 일) 은상(중국, 북경)

-저서-
‘도판으로 엮은 전각 실습’, ‘금어옥구’, ‘한묵임고’

박동욱 기자 pressno33@dbs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