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납치된지 12일째인 30일, 탈레반측이 제시한 새로운 협상시한(오후 4시30분)이 다가오면서 심신이 지쳐있는 피랍자 가족들의 애를 또다시 태우고 있다.
가족들은 이날도 대책본부에 모여 긴장된 표정으로 TV와 인터넷 뉴스 등을 보며 시시각각 들려오는 언론 보도에 침착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협상 시한이 수차례 연기되고 석방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대책본부에 모여 있는 가족들도 심각한 불면증을 호소할 정도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지만 탈레반이 이날까지 협상진척이 없으면 여성 피랍자들도 살해할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로 돌변해 가족들은 다시 긴장 속에서 하루를 보내게 됐다.
하지만 가족들은 어떤 상황이 돼도 포기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임현주씨(32.여)에 이어 유정화(39.여).이지영씨(36.여)의 음성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피랍자 가족들은 한때 슬픔과 불안감을 느꼈지만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라며 현재는 크게 걱정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족들은 피랍자들의 생사가 돈으로 거래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앞으로 피랍자들의 육성 확인은 가족 차원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피랍자 가족대책위대표 차성민씨는 "앞으로 피랍자 육성공개와 관련해 별도의 확인작업이나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언론사측도 별도의 전화 인터뷰를 자제해 주길 바라며 육성 테이프 공개 시 신중히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남/고광춘 기자aaa1632aa@dbs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