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보건진료소에 근무하고 있는 이재순(50.사진)씨가 지난주 4월 24일 대구 달성 비슬산에서 개최된 제11회 비슬산참꽃 문학축제인 전국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시화백일장에서 시 부문에 '미산계곡'과 '아산초등학교 34회'를 출품해 대상 영예를 차지했다.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 보건진료소장이기도 한 이재순씨는 24시간 휴일 없이 시골 벽지 진료소를 떠나지 않고, 주민 보건진료와 건강상담에 성실한 '지역의 슈바이처'라 불려져 왔는데, 평소 망중한을 이용, 틈틈히 문학을 습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화전은 오세영 한국시인협회장 , 송수권 순천대교수, 서지월 시인, 박곤걸 문협부이사장, 이민영 시사랑사람들 대표, 박건호 시인 작사가 등이 참관한 가운데 전국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여명이 출전했다.
<<대상수상작>>
미산계곡(지은이 이재순)
계곡이 부르는 소리에
오백여 길 달려
물줄기에 흠뻑 얼굴 비벼본다
물소리가 파랗게
현악기를 만들더니
나무에게로 달려간다
꽃눈 달린 진달래, 버들가지,
늙은 솔캥이까지
나비춤 추려 한다
하늘에 둥둥
날아다니는 바람소리
계곡마다 뛰어다니는
봄의 소리
귀 기울여 보니
내 나이 같을 노송도
새파란 물과 함께 그 향기에 취해
가슴에 힘 솟는다
<서지월 시인의 추천심사평/해설>
활달한 언어구사력이 돋보인다.
자연과 인간과의 상응관계를 잘 대비시키고 있다.
미산계곡을 통해 보여주는 세계는 찌들린 인간사의 청량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생동감 넘치는 봄의 자연, 특히 미산계곡의 물소리가 이토록 삶을 풍요롭게 할 줄이야.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낀다고 해서 다 시가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이 시는 간결한 표현미가 주는 명징함이 인간정서로 잘 정화되어 있다.
'계곡이 부르는 소리', '물소리가 파랗게 현악기를 만들더니 / 나무에게로 달려간다', '늙은 솔캥이까지 / 나비춤 추려 한다', '날아다니는 바람소리 / 계곡마다 뛰어다니는 봄의 소리' 등이 생동감 넘치는 표현들이다.
평택/김경훈기자 newspd@dbs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