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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를 해달라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A아파트 주민들이 최근 '내우외환'에 빠졌다.

1심 판결에서 승소, LH공사로부터 가집행금 10억원을 받아 써버렸는데 항소심에서는 패소해 이미 사용한 가집행금 원금에다 이자까지 물어줘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도 항소심과 같은 판결이 내려질 경우 주민들은 가구당 100만원이 넘는 돈을 물어줘야 된다.

29일 A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의 하자보수를 두고 시공사인 LH공사와 조율이 되지 않자 지난 2004년 '10년차 A아파트 하자보수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열린 1심 판결에서 승소, 하자보수비청구 승소액 12억1230만원 가운데 10억 원을 가집행금으로 받아냈다. "곧바로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제6민사부는 지난 9월29일 항소심 재판에서 "입주자 대표회의가 아파트 전체 입주민의 동의서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점이 있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고법은 또 "입주자 대표회의에게 LH공사로부터 받은 가집행금(10억원)과 이에 합당한 이자를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입주자 대표회의는 지난달 31일 기준 발생이자 1억여원 등 총 11억원이 넘는 돈을 당장 LH 공사에 돌려줘야 할 처지에 몰렸다.

현재 가집행금 10억원을 이미 다 써버린 입주자대표회의는 대법원에 상고를 내 승소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이때문에 주민들간에 분란조짐마저 일고 있다.

당장 생돈을 물게 된 일부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입주자대표회의가 가집행금을 주민동의도 받지 않고 임의로 집행했다"며 책임추궁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주자대표회의는 1심판결후 법률대리인에게 성공보수료 등의 명목으로 3억155만8590원을 지급한데다 2차 하자보수 계약을 맺은 건설사에 착수금과 1차 중도금으로 가집행금을 모두 사용한 것도 모자라 주민들이 지난 13년간 꼬박꼬박 납입한 장기수선 충담금 4억5500여만원을 주민과반수 동의도 없이 하자공사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는 대법원 상고에서 1심 판결액 대로 승소할 경우 1심 승소금 미입금액 2억1230만7577원과 이자비용 3억4422만0805원, 소송비용 1억155만8590원 등 6억1562만5457원을 추가로 받게 돼 장기수선충당금 4억5502만1735원 등을 해결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변호사 수당을 선지급한 점 등 업무상 과오가 있었던 점을 인정하지만 지난 9월 비대위측이 횡령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며 "현재 소송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는 만큼 주민들이 서로 뭉쳐 이 상황을 헤쳐나아가야 할 때"라고 해명했다.

광주 전남중부권/박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