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운 해설위원]마술(魔術, Magic)의 향연
마술도 국제적으로 키울 때가 됐다
제5회 전국학생마술경연대전에 부쳐
입력날짜 : 2009. 10.30. 11:46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예술분야 중 하나가 마술이다.
마술(魔術, magic)은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기묘한 현상을 엮어내는 솜씨다.
어찌보면 간단한 속임수의 일환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으나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욕망에 잠시 희망을 선사하기에 열광을 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을 상대로 보이는 곳에서 연기자가 속임수를 사용하기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기하고는 좀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사기와 마술은 남을 속이는 면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은밀히 되지도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사기와 대중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 속이는 마술은 범죄와 예술의 완연한 극과극의 대척하는 차이점이다.
마술은 고대 이집트에서 많이 행해졌고 동양에서는 고대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발달해왔다.
마술은 요술(妖術)이라고도 한다.
마술과 요술의 차이를 구별한다면 마술은 규모가 있는 장치나 도구, 솜씨가 동원되는 편이라서 무대 같은 넓은 연기 장소가 필요하고, 요술은 규모가 작고 큰 공간이 아니라도 손재주 하나만으로 해 보일 수 있는 속임수의 재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구별은 어떤 분명한 선이 그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영어권에서는 일반적으로 매직(magic)이라고 한다.
프랑스어(語)의 마지(magie)는 그리스어(語)의 마고스(magos)와 라틴어의 마구스(magus)가 어원이다.
고대 페르시아의 사제(司祭) 마기(Magi)의 주술적(呪術的)인 인연에서 유래하여 이것이 주술의 일반명사가 됐다.
오늘날 예능으로서의 마술에 대해서는 주술과 구별하기 위하여 컨저링(conjuring), 트릭(trick), 일루전(illusion)이라는 낱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마술의 역사는 유구한 점이 특색이다
동양의 마술과 요술의 발상지는 중국과 인도다.
인도에서는 ‘우파니샤드’라는 힌두교 경전이나 불교 경전‘經典’에 마술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인도의 마술로 유명한 것은 관객이 보고 있는 앞에서 망고나무를 쑥쑥 자라게 하는 마술, 컵과 구슬을 이용한 요술, 상자 속에 소년을 들어가게 하고는 사방 ·팔방에서 칼로 찌르는 마술 등이 있었고 그중에 저절로 위로 뻗어 오르는 로프 마술이 유명했다.
일부 허황된 것으로 전설일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인 관점이지만 이것은 로프를 땅에다 놓고 주문을 외면 로프가 뻗어오르기 시작해 그 끝이 구름 속으로 숨고 이어 소년이 이 로프를 타고 올라가면 마술사가 입에 칼을 물고 뒤쫓아 올라가 두 사람 모두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이윽고 비명이 들리면서 하늘로부터 두 토막난 소년의 시체가 떨어지고, 마술사가 바로 뒤따라 내려와 그 토막 난 소년을 바구니에 담고는 주문을 외면 원래대로 소년이 되살아나는 내용의 마술이다.
중국의 마술도 오래 전부터 있었다는 여러 가지의 기록이 남아 있다. 그 중에서도 흥미를 끄는 것은 공중을 나는 접시, 작은 항아리에 사람을 넣는 마술 등이다.
특히 사람의 안면 순간 이동(변화되는 것, 가면)은 상당한 수준과 발전을 이루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임을 인정받고 있다.
마술은 신약성경에도 등장한다
사도행전에 시몬마구스(Simon Magus)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지기 직전 사마리아에서 마술로 민중을 매혹시켜 오던 중 이곳에 복음을 전하러 온 빌립보에게 찾아가 세례를 받았다.
그는 나아가 요한과 베드로에게 세례를 주는 일과 성령(聖靈)의 능력을 “돈으로 살 수 없겠냐?”고 물었다가 거절당한 인물이다.
여기서 ‘마구스(magus)’란 마술사라는 뜻이다.
이 같은 일이 연유가 돼 성직매매(聖職賣買)를 의미하는 ‘시모니(Simony)’라는 말이 생겨났으며 그 후 로마의 클라우디우스 황제 밑에서 많은 추종자까지 얻게 됐다.
당시 만들어진 시몬파(派)는 그노시스주의라는 이단적 종파로 발전하여 4세기까지 존속하기도 했다.
20세기에 들어와 마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수갑을 채우거나 사슬로 몸을 묶고, 상자나 수조 속에 들어가 짧은 시간 안에 탈출 또는 벗어나는 탈출마술(escape magic).
관객이 보는 앞에서 자동차나 코끼리를 사라지게 하는 마술.
사람을 트렁크 속에 넣어 다른 사람으로 바꿔치기하는 마술, 회전톱으로 인체를 절단하였다가 다시 붙이는 마술 등 근대의 기계기술이나 기구를 이용한 대규모적인 마술들이다.
또 심령술의 유행에 따라 붐을 일으킨 '예언' '텔레파시' '독심술'과 같은 형태의 멘털 매직(mental magic) 등 매우 넓은 범위의 마술이 공연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심리적 트릭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마술의 전통적 기법을 고도로 발전시킨 것으로서 이른바 미스디렉션(misdirection), 즉 관객의 관념이나 시각적 실제를 엉뚱한 방향으로 쏠리게 함으로써 설치된 내용이나 응용 방법 또는 솜씨의 한계를 초월하는 성과를 거두는 방식이다.
인간의 삶과 주변에서 흔히 이뤄지는 생활마술은 19세기 근대 마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베르 우댕이 처음으로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물건을 이용하여 마술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마술에 대한 기술이 발달해 마침내 카르디니에 의해 마술이 무대에서 일반인에게로 내려오면서 생활마술이 활성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성시되었으며 극히 일부만이 도제형식으로 전해 내려오던 마술이 생활마술로 근접해 오면서 이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마술의 발전과 진행이 현대인의 복잡한 정신적 공황과 번잡한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대체의학의 치료요법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즉 마술요법 (魔術療法, magic therapy)의 등장이다.
마술이 프로이드의 정신 치료(마인드 컨트롤을 이용한 암시적 자가치료)를 넘어 환자자신이 자신을 스스로 즐겁게 함으로써 자가 치료의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사람을 즐겁게 하는 마술에서 대체의학으로 치료의 영역까지 그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마술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마술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학생들이 겨루는 전국학생마술경연대회가 29일 예선을 통해 올라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10월30일 국내 마술사를 배출하고 있는 마술사관학교인 전남 영암군 학산면 소재 동아인재대학에서 대망의 결선이 열린다.
한국인들의 진취적 기상, 새로운 도전은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발달되어 있다.
마술 경연대회를 통해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마술의 기법을 현대화시켜 이를 세계화 진출의 기회로 삼는 것도 문화 강국의 국가 이미지를 내외에 과시하는 한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마술대회에서 유망한 한국 청소년들이 최고상을 받는 등 그 우수성이 이미 입증되고 있다.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문화의 범주에는 한국의 이미지가 강하게 인식되어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국가이미지 제고를 통한 광고효과로 나타나 국내 수출기업에도 상당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5회째를 맞이하는 ‘전국학생마술경연대회’는 청소년들의 진취적 기상과 이들이 갈고 닦은 관련 기술 연마 등은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과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실어주는 한국 문화 수출의 선도적 역할을 하리라 기대되는 바가 크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대회를 세계적 마술 경연대회(마술요법치료를 겸한)로 키워나가는 것도 장기적으로 볼 때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관광산업 육성차원의 한 방안이라고 본다.
|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