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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DBS동아방송] 임채욱 기자= 이른 새벽 발생한 화재로 시커멓게 타버린 시장 점포를 바라보는 여수 교동 수산시장 상인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수산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설 명절을 앞두고 대목용 제수용품 등을 준비해 놨다가 화재로 큰 피해를 입어야 했다.

장사를 못하게 된 것은 물론 앞으로 복구 과정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어 당장 생계까지 걱정하는 모습이다.

상인 김모씨(54·여)는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벽 2시40분에 도착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애간장만 녹았다"며 "설 대목을 준비해 들여놓은 물건은 물론이고 장부와 영수증도 모두 타버려 앞으로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수산시장 화재는 이날 오전 2시 29분께 발생, 완전 진화까지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이 시간 동안 시장 점포 120여개 중 116개를 태우고 소방서 추산 5억2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번 불로 광어와 농어 등 수산물을 매장과 서대, 멸치, 미역 등 건어물, 여수 특산의 갓김치를 파는 매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

소방서에는 당장 5억2000만원의 피해액을 추산했지만 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설 대목 장사를 위해 미리 성수품을 준비해 놓은 까닭에 피해액은 이보다 더욱 많다고 하소연했다.

시장 상인 이모씨(62)는 "가게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갓김치를 들여놨는데 다 못쓰게 됐다"며 "7~8년 시에서 시장을 리모델링해 주고 시설도 잘 해놨다는데 왜 이런 일이 났는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모씨(54)씨는 "어려운 경기에 점포를 운영하며 하루하루 장사해 왔는데 생활터전이 완전히 잿더미로 변했다"며 "원인조사하고 복구하고 하다보면 시간도 많이 걸릴텐터 이제 어떻게 살아야할 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다행히 화재 피해를 면한 인근 점포의 상인들도 마치 자신들의 일처럼 안타까워하며 피해 상인들을 걱정했다.

한 상인은 "여수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이 생긴 지 수십년이 됐지만 여태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면서 "절망에 빠진 다른 상인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산시장에서 일을 하는 한 결혼이주 여성은 "화재 소식을 모르고 일을 나왔는데 불이 나 많이 놀랐다"며 "빨리 사장님과 연락을 해 봐야겠다"고 자리를 벗어났다.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 시민들도 시커멓게 타버린 시장과 매캐한 냄새에 놀라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고 궁금해 했다.

이날 화재를 처음 신고한 시장 관리인 김모씨(69)는 "1층 건물 중간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이 나면서 전기가 나갔다"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더듬다시피 하면서 밖으로 빠져나와 화재를 신고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임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