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농부의 아낙은 모처럼의 모임에 나설 때에도/ 하늘부터 기웃거린다/ 오늘처럼 가뭄 뒤의 단비엔/ 농부의 아낙은/ 예쁜 꽃단장 나들이보다/ 저 너머 먼 밭/ 콩이 고르게 났는지/ 비둘기가 파먹은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핸드백보다 호미와 씨앗 주머니를 챙긴다/ 농부의 아낙은/ 한 벌의 정장은 없어도/ 활동하기 편한 작업복이 있어 좋다/ 굽이 높고 뽀족한 구두는/ 하나밖에 없어도/ 어제 신은 작업화는 샘가에 나란히 놓고/ 날아갈 듯 가벼운 작업화가 있어 좋다/

“묵묵히 땅과 하늘을 보며 일하시는 우리 할머니, 어머니가 생각나게 되는 시“로 부여시낭송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춘선 주부의 첫 시집에 수록된 ”농부의 아낙“이란 시다.

지난 11월에 출간된 농부의 아낙 시집에는 총 4부 105편의 주옥같은 시가 수록돼 있는데 제1부 문을 열면에는 “매향(梅香, 문을 열면, 4월에, 봄비, 봄맞이” 등 28편과 제2부 농부의 아낙에는 “백로, 우렁이 각시, 퇴적암, 회귀 등 25편, 제3부 기원에는 ”춘사(春寺), 기다림, 봉서사 등 29편, 제4부 애모의 노래에는 “가을, 여심, 흔적 등 23편으로 수수하고 소박한 메시지를 담은 시골의 풍경을 그려냈다.

이춘선 시인은 경상남도 함양 출생으로 지난해 문학사랑 신인상 수상했으며, 사비문학, 고란독서회, 놀뫼독서회 회원으로 부여에서 활동중이다.

충남/우희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