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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할아버지를 아시나요?
ㅡ보이지 않게 꽃으로 행복 전파…수변공간 새 단장도 화제

기찻길 따라 방음벽이 설치된 공원 가장자리엔 해바라기, 나팔꽃, 칸나, 분꽃 등 종류도 다양하다.
아침 6시면 어김없이 부평공원에 나온다는 김상익(73, 부평1동) 할아버지는 올해로 벌써 5년째 공원에서 꽃을 가꾼다.

운동 삼아 공원에 오다보니 꽃을 가꾸게 됐다는 그는 하루에 두 어 번 이 곳을 다녀간다. 그러나 비가 오면 하루에 다섯 번씩 오 갈 때도 있다. 거센 비에 잘 자란 꽃이 쓰러질세라 지지대를 묶어주고 김도 매어준다. 막걸리 마실 돈은 모아뒀다 비료 사는데 쓰곤 한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가꾼 꽃은 사람들은 물론 그를 즐겁게 한다.

“꽃이 쑥쑥 자라는 걸 보면 자식이 크는 것처럼 뿌듯하고 기쁘지. 또 사람들이 꽃을 보고 좋아하니까 힘도 나고 보람을 느껴요. 꽃이 많이 피고 잘 되는 해에는 기쁨도 배가 됩니다.” 그러나 김 할아버지는 꽃을 가꾸는 동안 속상한 적도 많았다. “꽃길 옆에 쓰레기를 가득 늘어놓거나 애써 가꿔 놓은 꽃을 아예 뽑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럴 때면 정말 씁쓸해 집디다.”

9월이 다가온다. 이르게 핀 코스모스 몇 송이가 산책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원에선 자귀나무가 열매를 키우고 꽃 사과와 모과향이 짙어가는 계절이다. 김 할아버지의 손길이 닿은 많은 꽃들은 공원 내 자연과 어우러져 부평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가을을 내내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인천/김정일.이인숙기자 allthetime@dbs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