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80일간의 미래도시 이야기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의 화려한 개막식을 이제 보름 앞두고 있다.
전통민속연보존회 권익재 대표는 도시축전 메인 행사장인 송도국제도시 노을광장 등에서 나래연날리기 행사를 진행하는 주인공으로 행사 기간 동안 사용될 전통 연을 제작하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리 ‘연’은 130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고 그 쓰임새도 다양하다. 선조들은 연을 사용해 전략과 전술을 펼쳐 왜구를 물리치는데 사용했다. 작전명령과 암호수단을 전달하는 통신수단으로 사용되고 집안의 액을 막기 위해 걸어두었던 ‘액막이 연’을 정월대보름에 날려 보내 그 해 농사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한 연은 우리 조상의 지혜를 엿보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축전 나래연 날리기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하늘의 정기를 받아 도시축전의 ‘대박’을 터트리고자 하는 마음이다. 아울러 전통연의 멋과 우수함을 세계인과 시민들에게 선보여 우리 연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나래연의 비행은 도시축전 개막식과 광복절(8월15일), 폐막식을 포함해 모두 25차례 진행된다. 특히 개막식과 광복절, 폐막식에서의 나래연 날리기는 동의대 이선우 교수가 2009개의 연으로 연출하게 된다. 2009개의 나래연날리기는 좀처럼 보기 힘든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2009개의 연이 하늘로 늘어설 경우 6km 길이에 이르고 이 연줄을 잡기 위해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지금 도시축전 홈페이지를 통해 연줄을 잡아줄 100명의 시민을 모으고 있다.
권 대표는 연날리기 기네스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550개의 연을 연결해 띄운 것이 현재 기네스기록으로 남아있다. 그 당시 연의 높이는 1.1km였다. 이 교수가 2009개의 연을 연결해 하늘에 띄우게 된다면 비공식이지만 세계기록을 세우는 셈이다.
권 대표는 25차례 나래연을 날리면서 나래연시연, 스포츠연시연, 창작연시연을 펼치게 된다. 연 이름도 다양하다. 갈매기물고시연, 제비가오리연, 만국기연, 3단꼬리 150M 꼬리연, 7단 스포츠, 대형가오리도시축전로고연 등 생소한 이름의 연을 날리며 9명의 회원과 함께 연의 모든 것을 보여줄 계획이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다른 미공개연도 날릴 예정이다.
가장 특색 있는 연은 ‘오방색연’이다. 오방색은 황, 청, 백, 적, 흑의 5가지를 말하지만 인천시는 백색과 흑색을 빼고 녹색과 보라를 넣어 도시축전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날릴 계획이다. 여기서 황색-생기(생기 넘치는 매력적인 도시), 청색-도전(지혜롭고 도전적인 도시), 적색-활력(잠들지 않는 물류 도시), 녹색-희망(미래지향적인 도시), 보라색-조화(조화롭고 평화로운 도시)를 각각 의미한다. 가로 3m, 세로 2m, 꼬리길이 30m에 이르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연이 도시축전 하늘을 장식할 것이다.
도시축전을 준비하며 부족하나마 비영리민간단체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고 고유의 연이자 인천의 멋이 담긴 연의 맥을 이을 수 있는 점에 권 대표는 감사하고 있다.
“인천시가 문화도시, 관광도시를 만들고 있다지만 공예인들을 포함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과 소중한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노력을 더욱 기울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전통연의 멋을 살리고 생활스포츠로의 연 날리기를 널리 보급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누구나 불편함 없이 연을 날리며 뛰어 다닐 수 있는 들판이나 평지가 마련됐으면 하는 희망도 있습니다.”권대표의 지극히 평범하고 작은 소망이다.
인천/김정일.이인숙기자 allthetime@dbstv.co.kr